대검찰청 사칭 보이스 피싱 후기. 자세한 설명 첨부
오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010에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었네요.
전화를 받으니 다짜고짜 본인을 대검찰청에 무슨 사무관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고 하는 말이 제 명의의 대포통장이 범죄에 연루되어서 확인차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드디어 나에게도 보이스피싱이 걸려왔다는걸 직감하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제부터 오늘 발생한 보이스 피싱과의 만남을 자세하게 기록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발단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건은 오전 11시 부터 시작됩니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시점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오는데요.
전화를 받으니 다짜고짜 본인을 대검찰청 XXX 사무관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러고 제 명의로 된 대포통장이 성매매관련 범죄에 이용됐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는데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제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확인을 하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네요.
그리고 대검찰청에서 개인 핸드폰으로 연락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우선 들어봤습니다.
이후 대포통장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는데요.
특정 장소에 간 적이 있는지, 어떤 업체에 그리고 범죄를 일으킨 특정 인물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거기다 신분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분실한적이 있는지 등의 질문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통화내용이 녹음된다는 등 다양하게 겁을 주는데요.
이런 통화를 하면서 조선족같은 말투가 아니라 너무 정상적인 한국사람의 말투여서 놀랐네요.
2. 보이스 피싱을 확신하게 된 순간
사실 질문 자체는 누구든지 그럴듯하게 생각하도록 잘 짠 것 같았습니다.
살면서 지갑을 잃어버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고, 이렇게 분실된 신분증을 재발급하는 건 당연한 절차인데요.
이런 살면서 경험해봤을법한 경우를 교묘하게 섞어서 다 알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을 주게끔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조건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 한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요.
우선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야한다며, 제 사건파일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까지는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이 다음이 정말 웃겼습니다.
우선 정확한 사건을 조회하라고 하면서 카카오톡에 들어가서 돋보기를 누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대검찰청을 검색하라고 해서 검색했습니다.
그럼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대검찰청을 누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혹시 한 가지 사실을 눈치채셨나요?
대검찰청의 친구가 단 11명밖에 없습니다.
우선 여기서 1차로 빵 터졌네요.
플러스 친구 메뉴로 들어가시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나름 그럴듯하게 만들었습니다.
프사나 지도 그리고 카테고리도 나름 신경 썼네요.
클릭했다고 하니 피싱범이 이제는 웹사이트를 들어가서 '내 사건 조회'를 클릭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정부기관들의 인터넷 사이트는 주소에 go가 들어가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주소는 심플하게 kr이 나옵니다.
혹시나 싶어서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진짜 대검찰청의 주소는 역시 다르더라고요.
위의 주소와는 다르게 go.kr 이 들어갑니다.
아무튼 계속 집요하게 사이트로 접속해서 내 사건조회 메뉴를 누르라고 하기에 그냥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렇게 첫 보이스 피싱과의 강열한 만남이 끝났습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전화라 가슴이 뛰었네요.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보이스피싱으로 확신했었는데 제 개인정보를 이야기하니 순간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순간 보이는 사소한 단서들을 바로바로 검색해보니 증거들을 잡을 수 있었네요.
피싱범도 이걸 아는 건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재촉하는데요.
당황하지 마시고 연결이 안 좋다고 하시며 천천히 네이버에 검색한 내용과 대조하시면 됩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데 이런 보이스 피싱까지 기승을 부리니까 더욱 힘이 빠지네요.
여러분도 절대 이런 피싱에 당하지 마시고 의심이 된다면 꼭 검색하시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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