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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닉한 일상생활

[청담 치과] 충치 치료 금 인레이 part 0

by Саша(사샤) 2021. 8. 31.

사회 초년생의 치과 보험 청구 기록

 

0. 사회 초년생과 병원

 

 사람들은 말합니다. 초등학교 들어가면 유치원 시절을 그리워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초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한다고 이런 말들은 모두 정확했지만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부모님의 그늘에서 있다가 사회로 진출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취업해서 돈을 번다는 소소한 만족감이 생기지만 그것보다 부모님이 생각보다 많은 짐을 감당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많다고 생각했던 월급이 순식간에 없어지는 순간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교통비, 보험비, 통신비 등.... 나의 작은 월급이 감당하기에 지출은 엄청나게 강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지출은 바로 병원비였습니다. 예전에는 아프면 엄마 손 잡고 소아과에 갔는데 이제는 아프면 지갑 챙겨서 회사에 반차 내고 네이버 지도에 병원 검색해서 가야 합니다. 처음에 몸살 걸려서 병원에 갔을 때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엄마에게 감사했다는 카톡을 보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감기로 병원에 방문하면 비싸야 만원이지만 치아가 아프기 시작하면 이제는 공포감이 엄습합니다. 물론 예전에도 공포감은 느꼈습니다. 다만 지금은 공포감을 느끼는 주체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치과의 냄새 그리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드릴이 무서웠다면, 이제는 나와서 카드를 긁을 때 찍히는 금액이 너무 무섭습니다. 예전에는 엄마가 시켜서 이를 닦았다면 이제는 썩으면 30만 원이라고 생가하면서 양치를 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치실을 하다가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1. 사건의 발단

 

 예전에는 양치만 집중해서 했지만, 이제는 양치 후 리스테린으로 가글 그리고 집에서는 마무리 치실까지 하지만 마무리 치실이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녁에 자기 전 충치치료 30만원 신경치료 50만원이라는 가사를 흥얼거리며 왼쪽 아래쪽 어금니에 치실을 넣고 빼는 순간 음식물이 아닌 뭔가 묵직한 게 빠지는 느낌과 함께 세면대에서 탱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갑자기 엄습하는 안 좋은 예감.... 너무 공포스러운 마음에 세면대는 확인하지 못하고 혀를 집어넣어 확인했습니다. 

화산

 대학시절 안암에서 수업 중 마이쭈에 공격당한 금니가 무단이탈 후 세라믹 인레이로 치료해 매끈했던 내 어금니가 천지와 백록담으로 변해있었고, 세면대를 확인하니 하얀 바탕 위에 검은 점이 돼 버린 저의 세라믹 이빨이 누워있었습니다. 처음 느꼈던 감정은 당혹감 그리고 그 감정은 치실을 사용하다 이빨이 빠진 것에 대한 배신감으로 변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인 나의 작은 잔액 속 30만원이 생각나 눈물이 흘렀습니다. 

 

2. 치과 방문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회사에 출근해 청담 치과를 인터넷에 검색했습니다. 여러 치과들이 검색됐지만 그중 유일하게 착한 치료를 자부하는 '청담 라인 치과'가 마음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바로 마음을 정한 뒤 회사에 이빨에 천지와 백록담이 생겼다는 사실은 전달하고 당당하게 반차를 썼습니다.

 

 

 

 청담 라인 치과는 10시부터 오픈이지만 착한 치과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이전부터 대기자들 그리고 예약자들이 넘쳤고, 예약을 하지 않은 저는 구석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마음을 알아주신 걸까요? 상담해주시는 분들은 저의 다친 마음을 위로하듯 정말 친절하게 안내해주셨고,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는 슈바이처의 환생이라고 생각될 만큼 친절한 설명으로 곧 다가올 결제의 순간에 덜덜 떨고 있는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셨습니다.

 

 천지와 백록담을 진찰 후 내려진 결론은 다시 인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별로 노출이 되는 위치가 아닌 만큼 금을 사용해 치료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치과치료는 몇 년만인 제가 들어도 10년 차 의사 선생님처럼 이해가 가능하도록 설명해주셨기에 금으로 결정하고 접합부위를 다듬고 본을 뜬 후 퀵이라는 재료로 임시 보강 후 치과를 나섰습니다.

 

3. 치과를 나서며

 

 치료 후 치과를 나서며 빠르게 대처를 잘했다고 만족하며 당당한 걸음으로 청담 거리를 활보했지만 지하철이 가까워질수록 마음 한구석에 난 호구가 아니었을까 하는 나쁜 마음이 커졌습니다. 결국 지하철에 앉아 집에 가는 내내 인터넷 검색 및 유튜브를 뒤져 혹시라도 내가 당한 거라면 치과로 찾아가 눈물로 호소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본격적인 보험청구 내용과 함께 1탄에서 이어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2021.09.06 - [고프닉한 일상생활] - [청담 라인치과] 충치치료 금 인레이 part 1

 

[청담 라인치과] 충치치료 금 인레이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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